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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을 잡을때는 2주 전에 잡는다고 생각하자: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에서는 일정을 미리미리 짭니다. 제 캘린더를 보면 향후 2-3주간 약속이 많이 잡혀있습니다. 제가 다른 VC에게 만나자고 할때는 보통 2주 뒤 날짜를 제안합니다. 오늘 연락하면서 ‘내일이나 모레 만나자’고 요구하는 것은 상대방의 시간을 우습게 생각하는 인상을 줍니다.
한국에서 출장오시는 분들 중 ‘며칠 뒤에 실리콘밸리 출장 가는데 만나고 싶다.’고 연락하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미국에서는 금해야 할 행동입니다. ‘다른 사람 만나려다가 안되니까 나를 땜방으로 연락했나?’라든지 ‘내가 얼마나 한가하다고 생각했으면 이렇게 급하게 시간을 요구할까?’처럼 생각하는게 미국식입니다. 정 급하게 요청하실때는 그럴듯한 이유를 만드십시오. 약속을 미리미리 잡는 것은 미국 비즈니스의 중요한 습관입니다.
(참고: 데모데이 영상
: 매너있는 비즈니스를 위한 팁- 약속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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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에 합의하면 즉시 캘린더 초대를 보내자: 미국 스타트업 업계 사람 대부분은 자기 일정을 철저하게 캘린더로 관리합니다. 수첩에 적어놓고 그런 거 없습니다. 만나기로 동의했어도 상대방 캘린더에 올라가있지 않으면 잊어버리고 다른 약속을 잡을 수도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대부분 Google Apps 쓰시지요? 그렇다면 이메일로 며칠 몇시에 만나기로 합의하자마자 ‘Thank you, Bumsoo. I’ll send a calendar invite shortly. Looking forward to meeting you soon!’처럼 내가 캘린더 초대 보내겠다고 말하고 바로 일정을 만들어서 상대방을 초대합니다. VC 파트너 중 executive assistant(비서에 해당)가 있는 사람은 이메일 교신에 비서를 cc하고 비서가 초대를 먼저 보낼 수도 있습니다. 과정이 어떻든 중요한 것은 합의한 약속을 캘린더에 올림으로써 펑크나지 않게 하는 겁니다.
요즘은 그렇게 일하는 국내 스타트업도 늘어나는 추세이긴하지만 미국처럼 100%는 아닌 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사업하시려면 모든 약속에 대해 캘린더 초대 보내는 것을 반드시 습관화하십시오.
(참고: 데모데이 영상
: 캘린더 사용 꿀팁 #1: 모든 약속을 캘린더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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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미팅에 익숙해지세요: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에서는 1시간짜리 미팅보다는 15분, 30분짜리 미팅이 더 흔합니다. 쓸데없는 얘기 안하고 get to the point하면 30분으로도 왠만한 미팅 다 끝낼 수 있습니다. 시간 낭비를 싫어하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짧게 정한 미팅 시간을 지키려고 노력함으로써 서로의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쓰고 싶어하는 겁니다. 내가 미팅 요청할때도 15분 또는 30분을 요청하는 편이 상대방이 승낙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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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상미팅에 익숙해지기: 코비드 팬데믹 이후 대면미팅의 비율이 크게 줄었습니다. 업무 미팅은 화상미팅을 기본으로 미팅 성격과 목적에 따라 대면 미팅을 섞습니다. 제 경우 7:3 정도인것 같습니다. 처음 만나는 스타트업 피치를 대면으로 듣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래서, 실리콘밸리 VC 중 크고 화려한 사무실을 없애고 공유오피스나 작은 사무실로 옮긴 곳도 여럿 있습니다. 방문자가 많지도 않은데 비싼 사무실 유지할 필요가 없는거죠. 영어에 자신 없을수록 제스처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대면미팅을 선호하게 됩니다.
저도 미국 생활 초기, 줌도 없던 시절에 영상 없이 Polycom으로 하는 음성 컨퍼런스콜에서 애 많이 먹었습니다. 얼굴도 안 보이고 동작을 못 보니 영어도 더 알아듣기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화상으로 만나자는 사람에게 내가 찾아가겠다고 우길 수는 없는 노릇이니 요즘 관행으로 보면 화상미팅에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습니다. ‘대안이 없다’고 생각하고 계속 하시면 대면과 화상의 차이를 거의 못 느끼는 단계까지 갈 수 있습니다.